때로는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복제하고 모사할 수도 있음을, 나는 이번 [장기하와 얼굴들] 2집을 들으며 새삼 확인하게 된다.
2집에 수록된 노래들은 분명 멜로디와 형식 면에서 더욱 신나고 정교하게 진화되었다. 그리고 다양하다. 다양한 스타일 내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견고하게 구축해냈다. 이번 앨범에 쏟아지는 찬사들은 분명 그런 점들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그의 목소리와 형식을 반복하는 또 다른 앨범일뿐, 장기하와 얼굴들 1집이 가져온 ‘현상’이 부재하다. 그것은 인기와 반응과는 다른 의미였다(오히려 현상은 ‘정신’과 유사한 의미가 아닐까). 익살과 능청거리는 어조로도 충분히 진지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궁상을 떨지언정 기죽지않으며, 프로파겐다를 뒤집어낼 수 있는 신종 해방의 장(특히 백수들에게 더더욱 그리하였으리라)이었다. 그의 노래들에 새겨져있던 풍부한 의미와 내용들에 대해 다시 늘어놓을 필요가 없을 정도이니.
이번 2집에서도 그는 같은 논조의 목소리로 많은 말들을 늘어놓지만 그 곡들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없고 앨범전체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들을 길이 없다. 장기하의 목소리와 형식들을 빌어 다른 누군가가 모사한 노래들이라 해도 놀랍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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