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남편이 살았던 원룸에, 창문이 커다래서 뒹굴뒹굴 누워있어도 하늘이 보이니까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던 그 방에, 이승열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맨 먼저 창문이, 그리고 그 왼쪽으로 포스터가 보였다. 기타를 들고 옆으로 서있는 그의 알 수 없는 포즈가 언뜻 화장실을 연상시키기도 했던^^; 원룸에 놀러간 내게 준 CD에도 아마 이승열의 노래 [친구에게 나에게]가 첫곡으로 들어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전엔 이승열의 음악을 틀어주며 남편이 이런 말도 했다. "이런 목소리를 가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무슨 소리. 노래는 몰라도 목소리는 ddaimo가 더 좋지 ㅋㅋ). 가끔 길을 가다가 이승열의 노래인데, 들어보지 못했던 곡이면 반드시 찾아내어 그날 저녁 같이 듣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이승열의 음악을 진짜로 만난 건 이번 앨범이지 않나 싶다. 최근엔 둘이 음악을 듣는 일보다 영화를 보는 일이 많기도 하고 한달 가까이 시험을 보고 있는지라 음악을 찬찬히 들어보는 일이 적다. 그래도 이 앨범의 모든 곡들은 무한반복, 한달 넘게 듣고 있다. 특히 1,3,4,8번 곡을 좋아해서 이들 노래들을 듣고 있자면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 든다. 따뜻하고 깊은 어느 공간에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예전 어느 순간엔가 느꼈던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말이다. 그러니, 굼뜬 몸으로 계산기 두드리며 통계시험 간신히 보고 나온 이 순간. Why we fail- 그의 음악을 들으러 잠깐 집에 다녀와야 겠다^^.
da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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