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백승임 -
홍대 좁다란 골목길 막다른 곳에 자리한 카페, 그라폴리오(http://www.grafolio.net). 집들 사이로 들어선 카페와 그 담 사이로 오래된 시집의 시들이 가슴으로 뚝뚝 떨어지듯 커다란 낙엽이 내리던 늦가을. 승임언니의 전시를 보러 그곳에 갔다. 디자인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조카와 남편과 함께 한 번. 오랜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 삼삼오오 모여서 또 한 번. 그곳은 언니와 다른 작가들이 공동으로 전시를 하는 카페겸 작은 화랑인 셈이었다. 언제봐도 정겨운 언니의 그림들이 엽서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과 그 동안 그린 그림책들과 정성이 깃든 도자기 작품들을 보면서, 창작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이야기와 에너지와 기분을 만끽했다. 인쇄된 엽서와 책갈피를 사와 주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모두들 정말 좋아했다. 그리고 나는 진품을 얻었다^^. [당신의 양말]과 [당신과 나 사이 한뼘].
사람은 사람뿐 아니라 사물과도 관계를 맺고 있는데, 나는 사물과 관계맺는 방식을 아주 중히 여긴다(늘 새로운 것과 값비싼 사물과 소모적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사물과 맺는 방식은 그 사람이 사람과 맺는 방식과 너무나 닮아 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 그리고 관계의 방식이 있듯 사람마다 자신이 애착을 지니는 사물이 있다. 내겐 털실이나 양말같은 것이 그러한 것 같다. 어릴 적 신었던 양말들이 지금도 기억이 나니 말이다. 그중 특히 더 기억나는 것이 있다. 어느 크리스마스 전날 밤 구멍난 분홍색 양말(발가락 쪽은 연한 쑥색)을 문에 걸어두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무 것도 없어서 슬며시 그것을 떼어 쓰레기통에 버렸었다. 나중에 엄마가 거기에 꼬깃한 삼천원을 넣어주신 것을 알고는 쓰레기통을 바닥까지 뒤져 찾아냈다. 그 양말의 감촉과 포근하니 여린 색상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여하튼 어릴 땐 양말들이 참 이쁘기도 하고 오래 신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때 안타는 짙은 색으로 사도 몇 개월 신으면 금방 헤지는 것 같다. 언니가 그린 양말 엽서에 모여있는 다양하고 귀여운 양말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도 내가 지닌 양말 애정 때문이려나...이제부터 좀 더 기억할 수 있는 개성있고 질긴 양말들을 사야겠다는 엉뚱한 생각도 한다.
그리고 [당신과 나 사이 한뼘]은 두 연인의 겹쳐진 어깨 공간 사이로 푸른 나무들이 싹을 피워올리는 그림이다. 언니는 그림을 주면서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 정말 손 한뼘만큼 공유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충분하다'고 말해주었다. 누런 갱지 위로 푸른 잎들을 피워낸 그 연인들을 안방에 놓고 마음에 차오르는 그 기쁨이란...나는 좋은 그림을 만났고 그림도 좋은 상대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언니의 창조에너지를 받았는지 지금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중이다 ㅎㅎ
사람은 사람뿐 아니라 사물과도 관계를 맺고 있는데, 나는 사물과 관계맺는 방식을 아주 중히 여긴다(늘 새로운 것과 값비싼 사물과 소모적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사물과 맺는 방식은 그 사람이 사람과 맺는 방식과 너무나 닮아 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 그리고 관계의 방식이 있듯 사람마다 자신이 애착을 지니는 사물이 있다. 내겐 털실이나 양말같은 것이 그러한 것 같다. 어릴 적 신었던 양말들이 지금도 기억이 나니 말이다. 그중 특히 더 기억나는 것이 있다. 어느 크리스마스 전날 밤 구멍난 분홍색 양말(발가락 쪽은 연한 쑥색)을 문에 걸어두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무 것도 없어서 슬며시 그것을 떼어 쓰레기통에 버렸었다. 나중에 엄마가 거기에 꼬깃한 삼천원을 넣어주신 것을 알고는 쓰레기통을 바닥까지 뒤져 찾아냈다. 그 양말의 감촉과 포근하니 여린 색상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여하튼 어릴 땐 양말들이 참 이쁘기도 하고 오래 신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때 안타는 짙은 색으로 사도 몇 개월 신으면 금방 헤지는 것 같다. 언니가 그린 양말 엽서에 모여있는 다양하고 귀여운 양말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도 내가 지닌 양말 애정 때문이려나...이제부터 좀 더 기억할 수 있는 개성있고 질긴 양말들을 사야겠다는 엉뚱한 생각도 한다.
그리고 [당신과 나 사이 한뼘]은 두 연인의 겹쳐진 어깨 공간 사이로 푸른 나무들이 싹을 피워올리는 그림이다. 언니는 그림을 주면서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 정말 손 한뼘만큼 공유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충분하다'고 말해주었다. 누런 갱지 위로 푸른 잎들을 피워낸 그 연인들을 안방에 놓고 마음에 차오르는 그 기쁨이란...나는 좋은 그림을 만났고 그림도 좋은 상대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언니의 창조에너지를 받았는지 지금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중이다 ㅎㅎ
dalit.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눈이 오는가 북쪽엔... (6) | 2012/04/03 |
|---|---|
| 실로 만든 소품들 (2) | 2011/12/29 |
| 언니의 그림들 (1) | 2011/12/26 |
| 우리들은. (2) | 2011/09/04 |
|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몇 권의 책들.. (4) | 2011/08/13 |
| 어젯밤 ddaimo의 모습 (2) | 2011/06/23 |



